돈두르마의 비밀
한국 여행자들이 흔히 돈두르마라고 부르는 아이스크림이 있다. 정식 이름은 ‘카흐라만마라쉬 되브메 돈두르마스(Kahramanmaraş Dövme Dondurması)’이다.(혹은 짧게 ‘마라쉬 돈두르마스(Maraş Dondurması)’라고 하기도 한다.) ‘Kahramanmaraş’는 지역명이고 ‘dövme’는 두드려 만들었다는 뜻이며 ‘dondurma’는 아이스크림이라는 뜻이다. 돈두르마(dondurma)는 특정한 아이스크림을 가리키는 단어가 아니라 그냥 일반 명사에 불과하므로 터키에서 ‘그’ 아이스크림을 사려고 할 때, 앞을 생략하고 돈두르마를 달라고 하면 평범한 아이스크림을 받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마라쉬 아이스크림이 뭐길래 사람들의 선호를 받는 것을까? 가장 먼저 터키 아이스크림으로 통칭되는 마라쉬 아이스크림이 사람들의 눈길을 끄는 것은 길거리 판매상의 퍼포먼스 때문이라 할 수 있다. 줄듯 줄듯 안 주는 장난이 아이스크림을 사려는 사람에게는 당황과 민망함을 일으키고 장난이 조금 길어지면 짜증과 분노도 유발하지만(터키의 5살짜리 꼬마는…
탄투니(Tantuni)를 아십니까?
미식의 세계에서 터키 요리는 항상 상위에 거론됩니다. 세계 3대 혹은 4대 요리라고 평가받기도 합니다. 그만큼 다양성과 대중성에서 어느 요리에도 뒤지지 않습니다. Taste Atlas는 세계의 많은 랩 요리 중에서 터키의 탄투니를 2위로 선정했습니다. 탄투니가 어떤 요리인지 소개하고 조리법도 알려드립니다. 탄투니는 메르신 지역의 전통적인 길거리 음식입니다. 이 요리는 얇게 썬 소고기나 양고기를 각종 향신료, 양파, 토마토, 파슬리와 함께 섞어 라바쉬(또띠아 같은 얇은 빵)에 싸서 먹는 방식으로 제공됩니다. 탄투니와 함께 수마크(sumak)-양파 믹스를 곁들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이러한 방식은 뒤륌(dürüm)과 비슷해 보이지만, 탄투니는 많은 기름과 향신료를 사용하여 더욱 강렬한 맛을 냅니다. 탄투니는 원래 가난한 사람들의 음식이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고기가 들어 있는 음식이 어떻게 가난한 사람들의 음식이…
가장 대중적인 터키의 10대 길거리 음식
터키는 세계 4대 미식 국가 중의 하나로 뽑힐만큼 다양한 음식을 자랑합니다. 케밥, 쿄프테, 피데 등과 같이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터키 음식 외에도 터키에는 다양한 길거리 음식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터키 문화부가 밝힌 가장 인기있는 길거리 음식 10가지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여행 중에 이 음식들을 발견하면 꼭 맛보세요. 1. 시밋 (Simit) – 깨빵 시밋은 반죽을 반지 모양으로 만들고 깨를 뿌려 입혀서 구운 빵이다. 저렴한 가격과 어디서든 쉽게 살 수 있는 덕분에 바쁜 아침에 식사 대용으로도 애용되는 시밋은 단단한 빵의 식감과 고소한 맛 때문에 한번 맛을 들이면 끊기가 힘들다. 시밋만 먹어도 맛이 있고, 여유가 있다면 치즈나 터키 차이와 함께 먹으면 더욱 훌륭하다. 점심 이후에는…
터키의 대표적인 후식, 바클라바(Baklava)
터키는 케밥, 피데 등 널리 알려진 음식 외에도 많은 종류의 후식을 즐기는 나라이다. 터키 후식은 대체적으로 단 것이 특징이며 터키쉬 딜라잇(Turkish Delight)이라고 많이 알고 있는 로쿰(Lokum), 얇은 페이스트리 식감과 견과류 그리고 설탕의 단맛이 어우러진 바클라바 그리고 유제품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슈틀라취(Sutlac), 카잔디비(Kazandibi), 타북괴위쉬(Tavuk Gogusu) 등이 대표적이다. 그 중에서 바클라바는 아마 가장 흔하고 터키인들이 가장 많이 먹는 후식 중의 하나일 것이다. 후식을 터키어로는 타틀르(Tatlı)라고 하는데, ‘달다’라는 뜻으로도 쓴다. 그런데 후식의 종류에 따라 단맛의 정도가 다르다. 개인적으로 가장 단 것은 툴룸바(Tulumba)이다. 엄지손가락 정도 크기의 반죽을 튀긴 후에 뜨거운 설탕물과 시럽을 부어 만드는데, 툴룸바를 씹으면 한껏 머금었던 설탕물이 빠져나오며 입안에 퍼지는데, 마치 설탕을 녹여서…
이것만 알면 내가 바로 터키의 쇼핑 마스터!!
여행의 즐거움이라면 보통 관광(구경), 음식, 쇼핑으로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현지의 건물, 거리 등의 풍경과 사람들 모두가 구경의 대상이고, 어찌됐든 삼시세끼를 해결하다보면 무엇이라도 먹게 되어 있기 때문에 관광과 음식은 여행에서 선택이라기보다는 필연적으로 하게 되어 있는 요소이다. 쇼핑의 경우는 필수적인 부분과 선택적인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고 본다면, 프랑스나 이탈리아에서 명품백을 사거나 공항 면세점에서 시계나 전자제품, 향수 같은 물건을 사는 것은 선택적인 쇼핑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반면 필수적인 쇼핑은 커피나 차를 사서 마신다든지, 물을 산다든지 버스 티켓이나 택시 요금을 지불하는 등의 생존, 이동과 관련된 요소들이다. 터키는 선택적인 쇼핑에서 본다면 크게 특별할 것이 없다. 알려진 명품 브랜드가 있는 것도 아니고 전자제품이나 화장품의…
터키 날씨가 뭐가 어쨌다고?
여행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 정작 여행을 할 때보다 여행을 준비할 때의 미묘한 떨림이 더 즐겁다고 말하는 이들이 있다. 여행의 기분을 느끼기 위해 일이 없어도 공항을 방문하는 경우도 늘어났다. 그만큼 여행을 떠나기 전의 느낌은 묘한 구석이 있다. 이런 기분을 느끼는 것도 여행이 가져다주는 즐거움 중의 하나일 것이다. 여행에 대한 기대는 낯선 환경, 서투른 문화에 대한 기대감이다. 그러나 여행은 짧게는 며칠, 길게는 몇 달 간의 생활 터전을 임시적으로 옮기는 것으로, 일시적인 자발적 떠돌이가 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사람과 풍경이 다르고, 문화와 기후가 다른 곳을 떠돌 때에는 준비가 필요하다. 현지의 예절을 미리 익히고 현지의 통화를 준비하고 간단한 인사말, 생존 언어 정도는 미리…
이 시국에 에페수스를…?
고대도시 에페수스의 현재 지명은 셀축이다.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에페수스는 셀축의 과거 이름이 아니다. 지리적으로는 같은 곳이지만, 역사의 연속성이 없고, 공유하고 있는 부분도 사실상 거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에페수스는 에페수스고, 셀축은 셀축이다. 에페수스와 셀축은 지리적인 부분을 제외하고는 많은 것에서 다르다. 시대가 다르고, 도시를 구성했던 인종과 종교가 다르고, 건축 양식과 생활 양식에도 연속성이 거의 없다. 왜냐하면 고대도시인 에페수스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점차 발전하고 변화하여 셀축이 된 것이 아니라, 에페수스는 어느 시기에 이주민들이 떠나고 지진으로 폐허가 되어 잊혀졌고, 수 백 년 후에 땅의 주인이 바뀌면서 새로운 도시가 새워졌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새로운 땅의 지배자들은 에페수스가 자랑하던 수많은 우상들을 철저히 배격하는 무슬림들이었다. 그 에페수스를 7년 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