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지금 개인정보가 공공재가 된 시대에 살고 있다. 막대한 개인정보를 보유하고 있는 나태한 통신회사와 각종 스팸 그리고 크고 작은 회사들의 개인정보에 대한 빈약한 관리로 우리의 개인정보는 우리가 알든 모르든 꾸준히 새어 나가고 있다. 내가 제공하지 않은 개인정보를 최대한 제공하지 않는 것이 유출의 피해를 줄이는 방법이지만, 서비스 이용에 정보 제공은 필수인 경우가 많아서 선택이 선택이 아닌 경우가 흔하다. 뿐만 아니라 사용자 모르게 깔리는 백도어나 트로이 목마 같은 해킹 프로그램, 혹은 공유기 해킹 같은 일도 이젠 드문 일이 아니다.
문제는 과거에는 이와 같은 정보 유출이 소수의 해커들이 저지르는 일탈에 의해서 일어났다면, 지금은 국가 혹은 대기업 차원에서 개인정보의 수집과 유출이 일어나고 있다는 점이 다르다. 911 이후로 각국은 테러와의 전쟁에 돌입 했고 큰 규모의 테러 단체나 국지적인 자생 단체에 의한 각종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인터넷과 모바일 등 각종 통신 라인에 대한 감시, 감독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일부 국가에서는 경제적 힘을 앞세워 다국적 기업에게 압력을 넣고 각종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에 저장되어 있는 개인정보를 열람을 요구하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나다 보니, 개인이 아무리 패스워드를 관리하고 조심을 한다고 해도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개인이 단말기 수준에서 벌이는 노력이 아무리 크다고 한들 서버를 열람해버리면 아무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개인이 정보 보호에 기울여야 하는 노력의 중요성은 여전히 크다. 국가나 전문 해커가 작정하고 들어오는 것은 막기 어렵다 할 지라도, 개인 수준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는 기본적으로 다 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겠는가?
다음은 개인이 할 수 있는 몇 가지 보안 조치들이다. 구체적인 방법까지 적지는 못하겠지만, 약간의 경각심이라도 얻어서 한번쯤 점검을 해본다면 유익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1. 공유기 기본 비번을 변경하라
가정에서 많이 쓰는 모뎀이나 공유기에는 기본적으로 공유기 관리를 위한 아이디와 비번이 지정되어 있는데, 몇 몇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admin/admin으로 되어 있다. 공유기 관리 페이지는 기본적으로 랜이나 와이파이 혹은 외부망을 통해 진입이 가능하다. 그런데 공유기의 관리 아이디와 비번을 기본 상태로 두면 공유기 관리에 큰 허점을 방치하는 것이다. 공유기는 가정 내에서 혹은 가정에서 외부로 오가는 모든 정보가 거쳐가는 곳이므로 공유기가 탈취된다는 이야기는 가정 내 모든 기기를 오가는 정보가 탈취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공유기를 세팅할 때, 가장 먼저 해야 하는 것이 공유기 관리 아이디와 비번을 변경하는 것이다.
수 년 전부터 공유기가 해킹 당하는 경우가 자주 일어나고 있다. 공유기가 해킹되면, 해커들은 파밍, DNS 변조 등을 통해서 사용자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위조된 사이트로 접속을 유도하여 사용자가 입력하는 모든 아이디와 패스워드, 금융정보와 개인 신상 정보까지 모두 가로챌 수 있게 된다. 그러므로 개인이 할 수 있는 방어의 첫번째 출발은 공유기를 지키는 것이다.
공유기의 기본 아이디와 비번을 변경하고, 보안 방식을 WPA2 이상으로 바꾸고, 와이파이를 가족용과 손님용으로 분리하여 손님에게는 내부망 접근을 차단해야 한다. 또한 DDoS 공격 방어와 관련된 설정도 켜놓는 것이 좋다. 조금 더 지식이 있다면 불필요하게 열려있는 포트는 모두 닫거나 기본 포트 외의 다른 포트로 돌려서 사용하는 것을 권장한다.
2. 패스워드 앱을 사용하라
패스워드는 일종의 열쇠이다. 만일 집, 사무실, 방, 금고, 자동차가 하나의 열쇠로 열리고 작동을 한다고 가정을 해보자. 이런 상황에서 안전하다고 느끼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열쇠를 잃어버리면 집, 사무실, 차, 금고 중 언제 어디에 도둑이 들어 훔쳐갈 지 알 수 없고 방어도 어렵기 때문이다. 때문에 보통 물리키는 한 개의 열쇠로 한 곳만 열 수 있으며 한 개의 열쇠로 두 곳 이상을 열리도록 관리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런데 디지털 세계에서는 한 개의 열쇠로 적게는 두 세 곳, 많게는 수 십 곳이 열리게 관리하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 디지털 도어락이 보편화되면서 열쇠의 역할을 대신하는 숫자 암호를 여기 저기 돌려쓰는 경우도 흔하다. 이것은 마치 물리적 세상에서 열쇠 하나로 수 십 곳을 잠금해제할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더군다나 디지털 세계는 물리적 공간과 달리 접근이 간편하고 장소와 시간의 제한을 거의 받지 않는다. 그럼에도 위험하다는 느낌을 가지지 않는다면 인식을 바꿀 필요가 있다.
그러므로 기본적으로 물리적 세계에서 적용하는 원칙을 디지털 세계에도 그대로 적용하는 것이 좋다. 중요한 장소에는 크고 무거운 자물쇠를 이중, 삼중으로 해놓는 것처럼 길고 어려운 패스워드와 이중 인증을 함께 사용하고, 사소해 보이는 장소라 할 지라도 사이트, 앱 당 하나의 패스워드만 사용하는 것이다. 물론 이렇게 할 경우에는 기억력의 한계로 수 십 개 혹은 수 백 개에 달하는 암호를 모두 기억할 수 없기 때문에, 패스워드를 생성해주고 관리해주는 앱을 사용해야만 한다. 앱을 선택할 때에는 보안성, 확장성, 범용성, 신뢰성 등을 모두 고려해야 할 것이다. 앱을 구매할 여력과 지식이 없다면 OS에서 기본적으로 제공해주는 패스워드 생성 기능을 이용하는 것도 좋다. 패스워드 앱은 패스워드를 생성해주는 것은 물론이고 유출사고가 난 사이트를 알려주고, 중복 사용과 해킹 당하기 쉬운 비번 조합에 대해 경고 해준다. 요즘엔 기본 OS 패스워드 관리에서도 이와 같은 기능을 제공하는 경우가 많으니 잘 활용하면 좋을 것이다.
3. 맞춤광고는 거부하자
최근 각종 AI비서 서비스들이 기기에 도입이 되고, 홈 IoT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용자도 늘고 있다. 이런 기기들의 상당수는 음성으로 동작하기 때문에 사용자의 음성을 인식하기 위해서 음성인식 모듈이 항상 동작 상태로 대기를 하게 된다. 즉, 사용자가 하는 말을 모두 듣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일부 회사에서는 이를 이용하고 있다는 의혹이 있다. 거실에서 특정 대화를 나누고 방에 가서 컴퓨터를 켜니 대화를 나누었던 제품이 추천 광고로 뜨더라는 다수의 경험담이 인터넷 상에서 떠돌고 있다. 대부분 꼼꼼하게 보지 않고 허락을 하는 맞춤 광고의 세부 약정 안에는 나 자신의 개인정보가 마케팅 용도로 활용된다는 조항이 있을 수도 있다.
비단 이런 사례가 아니더라도, 맞춤 광고를 허락한다는 것은 내가 방문한 사이트, 검색한 제품, 나의 현재 위치, 연락처 정보 등 다소의 차이는 있어도 나와 관계된 개인정보를 수집하도록 허락한다는 의미이다. 최근 애플 앱스토어에서 앱이 수집하는 정보를 구체적으로 명기하도록 정책을 변경한 후로 G사의 앱의 일부 앱들이 업데이트가 미루어지고 있다는 설도 있다. 앱 업데이트를 하면 그동안 백그라운드에서 사용자가 미처 인식하지 못하던 가운데 가져가던 개인정보를 모두 표기해야 하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과연 낭설이기만 할까?
내가 이용하는 사이트나 앱에서 내 마음에 쏙드는 광고를 보고 싶은 게 아니라면, 어떤 식으로든 맞춤 광고 옵션을 거부하는 것이 개인보안 확보에는 도움이 된다는 점을 잊지 말자. (사용하는 순간 백도어를 오픈하고 정보를 솔솔 빼가는 옆 나라 제품들 생각하면 어찌되었든 물어 보기나 하면 양반이라 해야 하나.)
4. VPN을 믿지 말라
보안에 조금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VPN을 사용하기도 한다. VPN은 반드시 보안 때문에 사용하는 것은 아니지만, VPN을 사용하면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VPN은 보안에 도움이 되는가?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대답은 VPN 제공자가 누구냐에 따라 달라진다. 개인이 VPN을 자신의 서버에 구성하여 사용하는 경우를 제외하면, 보통 VPN 제공업체를 통해 이용하기 마련이다. 여기서 VPN 제공업체의 신뢰성이 대단히 중요하다. 왜냐하면 나의 모든 개인정보가 VPN 제공업체의 서버를 경유하기 때문이다. 만일 불순한 의도를 가진 이들이 제공한 VPN을 이용하는 경우라면, 이용하지 않는 경우보다 더 안 좋은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그러므로 VPN을 이용한다면 무료 VPN은 무조건 피해야 한다. 트래픽이 많이 발생하는만큼 비용이 증가하는 VPN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한다는 것은 그들이 자선 사업가가 아닌 이상 무언가를 얻는 것이 있다는 이야기이다. 여러 사례에서 드러난 바와 같이 그들은 나의 개인정보를 팔아넘기고 있는 것이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비용이 들더라도 공신력있는 VPN 제공업체를 이용해야만 한다.
터키는 세계 4대 미식 국가 중의 하나로 뽑힐만큼 다양한 음식을 자랑합니다. 케밥, 쿄프테, 피데 등과 같이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터키 음식 외에도 터키에는 다양한 길거리 음식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터키 문화부가 밝힌 가장 인기있는 길거리 음식 10가지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여행 중에 이 음식들을 발견하면 꼭 맛보세요.
1. 시밋 (Simit) – 깨빵
시밋은 반죽을 반지 모양으로 만들고 깨를 뿌려 입혀서 구운 빵이다. 저렴한 가격과 어디서든 쉽게 살 수 있는 덕분에 바쁜 아침에 식사 대용으로도 애용되는 시밋은 단단한 빵의 식감과 고소한 맛 때문에 한번 맛을 들이면 끊기가 힘들다. 시밋만 먹어도 맛이 있고, 여유가 있다면 치즈나 터키 차이와 함께 먹으면 더욱 훌륭하다. 점심 이후에는 아이란과 함께 즐기기도 한다. 혹시 배를 탈 일이 있다면, 시밋과 차이를 사서 바닷 바람을 맞으며 먹으면 그야 말로 꿀맛!
관광지나 상업지역에서는 시밋을 파는 이동식 수레를 흔히 볼 수 있으며, 주거지역에서는 모든 빵 가게에서 손쉽게 구입할 수 있다. 빵 가게에서는 깨 대신 해바라기씨를 뿌린 버전도 있으니 꼭 맛 보시길.
2. 발륵 에크멕 (Balık Ekmek) – 생선 샌드위치
한국 여행자들 사이에서는 ‘고등어 샌드위치’로 알려진 발륵 에크멕은 터키에서 가장 대중적인 빵인 에크멕(Ekmek) 사이에 구운 생선과 양파, 양배추 등을 넣은 음식이다. 발륵 에크멕으로 널리 알려진 곳은 이스탄불의 에미뇨뉴(Eminönü)나 카라쿄이(Karaköy) 등 바다에 인접한 곳이지만 지금은 더 내륙쪽 지역이나 바다에 인접하지 않은 도시에서도 많이 팔고 있다. 숯불 등에 구워 비린내는 거의 나지 않지만, 그래도 레몬즙을 뿌려 먹으면 더 만족스럽다.
한국 여행자에게 알려진 몇몇 지점이 있지만, 사실 생선만 신선하면 맛 차이랄 것이 별로 없어서 대체 왜 유명해진 것인지 의문.
3. 케스타네 (Kestane) – 군밤
케스타네는 딱히 설명할 말이 없는, 그야 말로 군밤이다. 아무런 양념도 조리도 없다. 한국의 군밤보다 살짝 덜 익힌 것 같다는 느낌이 드는 것 외에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가을 무렵부터 많이 길거리에서 많이 보인다. 흠이라면 가격이 다소 비싸서 만족도 대비 가성비가 좀 떨어진다는 정도.
4. 탄투니 (Tantuni)
원래 터키의 남부 지방인 메르신(Mersin)의 길거리 음식이었던 탄투니는 이제 터키 전역에서 맛 볼 수 있는 음식이다. 탄투니는 갈거나 잘게 썬 고기를 마이다노스(파슬리의 일종), 토마토, 풋고추, 양파 등과 조리하여 빵 사이에 넣어서 먹는다. 개인적으로 최고의 맛집은 차낙칼레의 골목에 있던 작은 탄투니집이었다. 거기보다 맛있는 집은 여태 본 적이 없다. 순무 초절임인 샬감(Şalgam)이나 투르슈(Turşu)와 함께 먹는다.
5. 미디예 돌마 (Midye Dolma) – 홍합밥
이스탄불의 에미뇨뉴(Eminönü) 등 바닷가의 식당이나 노점에서 주로 팔리는 미디예 돌마는 식사라기 보다는 간식에 가깝다. 미디예 돌마 행상 앞에 앉아 있다 보면 얼마간의 돈을 내고 미디예 돌마 몇 개를 연속으로 입에 털어놓고 계속 갈 길을 가는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쌀과 양파, 포도, 소금, 레몬과 향신료를 함께 섞어서 푹 익힌 후에 홍합 껍데기 사이에 채워서 파는데, 맛은 고소하고 굳이 비교하면 해물볶음밥과 비슷하기에 한국사람에게도 전혀 거부감이 없다. 다만 어패류 음식의 특성상, 여름에는 식중독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6. 쿰피르 (Kumpir) – 찐감자
이스탄불 오르타쿄이(Ortaköy)의 대표적인 음식이다(대체 왜?). 오븐에서 익힌 감자에 버터와 치즈를 넣고 각종 토핑을 얹은 후에 케찹, 마요네즈 등을 뿌려서 먹는 음식으로, 토핑은 선택이 가능하다. 감자를 좋아하는 사람은 꼭 먹어보아야 할 대표적인 길거리 음식이지만, 토핑은 생각과는 다른 맛일 수 있으므로 선택에 신중을 기하시길.
7. 타북루 필라브 (Tavuklu Pilav) – 닭복음밥
빠르고 간단하게 먹을 음식이 필요한데 빵은 싫다고 한다면 타북루 필라브가 있다. 타북루 필라브는 그 이름 그대로 닭고기와 밥을 곁들여 먹는 음식이다. 물에 불린 쌀 그리고 짧은 국수 조각을 식용류, 버터에 볶다가 닭육수와 닭의 넓적다리살을 잘게 찢어 넣어 조리한다. 경우에 따라 노훗(Nohut)이라고 불리는 이집트콩을 함께 넣기도 한다. 아이란이나 초절임인 투르슈(Turşu)와 함께 먹으면 입맛을 더욱 돋을 수 있다.
8. 치 쿄프테 (Çiğ Köfte) – 날 쿄프테(?)
터키어에서 치(Çiğ)는 익히지 않은 날 것을 뜻하고 쿄프테(Köfte)는 한국식으로 말하면 완자이다. 쿄프테는 한국의 고기완자와 같이 간 고기를 각종 양념, 향신료와 섞고 기름을 두른 팬에 구워서 만드는데, 치 쿄프테는 불을 사용하지 않는다. 전통적으로 치 쿄프테는 밀의 일종인 불구르(Bulgur)와 양파, 마늘, 파와 함께 날고기를 섞고 고기가 익을 정도로 반죽을 치대어 만드는 음식이다.
그러나 불에 익히지 않는 특성 때문에 길거리 음식으로 위생 문제가 대두되었고, 고기가 든 치 쿄프테의 경우, 2008년에 공식적으로 판매가 금지되었다. 가정에서는 여전히 고기가 든 치 쿄프테가 조리 되지만, 식당이나 길거리에서 판매되는 치 쿄프테에는 고기가 들어있지 않다. 맛은 한국인에게 큰 거부감은 없지만 익숙하지는 않은 맛일 수 있다. 치 쿄프테를 라바쉬(Lavaş, 얇고 넓은 빵의 일종)에 각종 채소와 함께 싸서 먹는다.
9. 부즐루 바뎀 (Buzlu Badem) – 얼린 아몬드
개인적으로 부즐루 바뎀은 한번도 본 적이 없다. 생 아몬드를 그릇에 담고 뜨거운 물을 부은 후 15분 동안 두었다가 건져내어 껍질을 벗기고 얼음과 한 그릇에 담아 먹는 것으로, 한번도 먹어보지 않았지만 맛은 아마도 차가운 아몬드 맛이겠지.(다른 맛이 나면 그게 이상한)
10. 샬감 (Şalgam) – 순무 초절임
샬감(Şalgam)은 순무의 일종으로, 길거리 음식으로 소개되고 있지만, 오늘날 샬감은 길거리보다는 시장이나 마켓, 식당 등에서 더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15세기 오스만 요리에서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한 초절임이 음료의 형태로 발전한 것이 샬감이다. 신맛과 짠맛이 특징이며 초절임 없이 국물만 판매되는 샬감 수유(Şalgam Suyu)는 우리나라의 동치미 국물과 비슷한 맛으로 기름진 음식과 함께 먹으면 입맛을 돋우고 입을 깔끔하게 씻어준다. 건강에 많은 잇점이 있다고 하나 식당과 마켓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샬감 수유의 경우에는 나트륨 함량이 매우 높아서 한 잔만 마셔도 하루 권장 나트륨 수치를 넘기게 되므로 혈압이 높은 사람들에게는 권장하지 않는다.
참고 기사: Haberturk
여행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 정작 여행을 할 때보다 여행을 준비할 때의 미묘한 떨림이 더 즐겁다고 말하는 이들이 있다. 여행의 기분을 느끼기 위해 일이 없어도 공항을 방문하는 경우도 늘어났다. 그만큼 여행을 떠나기 전의 느낌은 묘한 구석이 있다. 이런 기분을 느끼는 것도 여행이 가져다주는 즐거움 중의 하나일 것이다.
그러나 여행은 짧게는 며칠, 길게는 몇 달 간의 생활 터전을 임시적으로 옮기는 것으로, 일시적인 자발적 떠돌이가 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사람과 풍경이 다르고, 문화와 기후가 다른 곳을 떠돌 때에는 준비가 필요하다. 현지의 예절을 미리 익히고 현지의 통화를 준비하고 간단한 인사말, 생존 언어 정도는 미리 익혀두는 것도 좋다. 그러나 그 중에 가장 기본적으로 준비해야 할 것은 현지의 날씨에 맞는 피복을 준비하는 것이다. 경우에 따라서 여름날씨에 떠났는데, 겨울 날씨인 현지에 도착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고, 심지어 차로 여행하는 경우에는 불과 수 백 킬로를 이동하면서 사계절 모두를 경험하기도 한다.
터키에 오는 여행객이 사전에 가장 많이 물어보는 질문 중의 하나가 바로 이 날씨에 관한 것이다. 여름에는 덥냐, 겨울에는 춥냐는 질문이 가장 흔한 질문이다. 하지만 난감하게도 이런 간단한 질문에도 좀처럼 대답을 하기가 쉽지 않다. 왜냐하면 터키는 기후가 워낙 다양하고 변화가 심하기 때문이다. 더군다니 지금은 지금 온난화와 기상이변의 시대가 아닌가!
위의 그림은 터키가 위치한 아나톨리아 반도가 다양한 기후대를 가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위 그림에서는 13가지 종류의 기후가 아나톨리아 반도에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주지만, 일상 생활에서 느끼는 기후는 크게 4가지 종류로 지중해성 기후, 해양성 기후, 대륙성 기후, 고산 기후 등이다.
터키의 서부와 남부는 주로 지중해성 기후로 사계절의 기온차가 비교적 적고 대체적으로 습하고 온난하다. 흑해 지역인 북부 해안선 지역은 1월 평균 기온이 약 4.2도이고 7월 평균은 22.2도 정도로 아주 춥거나 아주 덥지 않다. 사계절 내내 비가 오지만, 여름에는 더욱 집중되고 산악이 혼재한 지형 때문에 대규모 홍부가 많이 나는 곳이다. 대륙성 기후는 중부지역의 주요 기후로 여름에는 매우 건조하고 기온이 높으며, 겨울에는 춥고 눈이 많이 내린다. 동부의 일부 산악지형에서는 고산기후도 보인다. 이 지역은 여름이 짧고 비교적 기온이 낮은 반면 겨울이 길고 매우 기온이 낮다.
여름은 지역간의 습도 차이가 있긴 하지만 대체적으로 덥고 햇볕이 매우 뜨겁다는 점에만 유의를 하면 되지만, 겨울에는 지역간의 기온과 기후의 편차가 크다. 어느 지역으로 여행을 하느냐에 따라 준비해야 하는 옷가지와 장비가 달라질 수 있다. 필자는 겨울에 장거리 시외버스로 이스탄불에서 출발하여 안탈리아까지 가는 동안, 사계절을 모두 경험한 적도 있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가을 날씨에 출발하였는데, 내륙을 지나는 동안 폭설이 내리고, 남부인 안탈리아에 도착하자 두꺼운 옷을 입고는 다닐 수 없는 봄 날씨였다. 그러면 여름 날씨는 어디서 경험했을까? 바로 버스 안이다. 터키인들은 찬바람을 맞는 것을 매우 싫어하여, 여름이 되어도 에어컨을 세게 틀지 않기 때문에 여름의 버스 안은 대체적으로 더운 편이다. 그런데 겨울의 버스 안은 찜질방 그 자체이다. 히터에 한이 맺힌듯 풀가동을 하면서 좀처럼 낮출 줄을 모른다. 창문은 열리지 않으며 승객들은 아무도 불평을 하지 않기 때문에, 따뜻하게 옷을 입고 탔다가는 땀이 삐질삐질 나는 것은 물론이고 경우에 따라서는 정신이 혼미해지는 경험을 할 수도 있다. 특히 겨울의 밤 버스는 최고봉이다. 이렇게 보면 터키의 주요 기후대는 지중해성 기후, 해양성 기후, 대륙성 기후, 고산 기후 그리고 시외버스성 기후로 다섯 가지라 할 수 있다.
다행인 것은 터키가 북반구에 속해 있으며 위도와 계절 변화가 얼추 비슷하기에, 여름에 출발했는데, 겨울에 도착 한다든지, 두꺼운 롱패딩을 입고 찜통 더위에 비행기에서 내리는 일까지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다. 신발과 옷가지는 대충 상식적인 선에서 준비하되, 겨울에는 사계절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얇은 겉옷을 한 두 가지 챙기면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물론 내가 가는 지역이 어디인지를 먼저 확인한 후에 말이다.
그런데 최근에 가장 강력한 변수가 나타났으니 바로 지구 온난화와 기상 이변이다. 건조해야 할 여름에 장마처럼 비가 오거나, 흐리고 부슬부슬 비가 내리는 전형적인 겨울 날씨 대신 비나 눈이 거의 내리지 않은채 지나가기도 한다. 지금도 이스탄불 수원인 저수지의 수위가 1/3에 불과하다고 하니…
2019년 말, 중국 우한에서 시작되어 전세계로 번진 Covid-19는 모든 것을 바꾸어 놓았다. 가족을 제외한 모든 이들 사이에 ‘사회적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기본이 되었고, 공공장소의 출입구에서는 마스크 착용여부에 대한 점검, 손 소독과 체온 측정이 이루어지고 있다. 초기 대응과 방역에서 전세계의 모범이 되고 있는 한국에서도 이와 같은 생활은 일상이지만, 코로나에 대한 민간의 의식과 대응이 매우 심각한 미국, 유럽 등에서는 코로나 감염의 위험이 훨씬 높다.
이러한 위험으로 인해, 공무, 출장 등의 예외적 경우를 제외하고는 유럽 여행이 사실상 어려워졌고 앞으로 1년 가까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코로나로 관광객이 급감한 상황을 호젓하게 여행할 기회로 삼는 소수의 사람도 있겠지만 그러기에는 터키의 코로나 상황이 심상치가 않다. 지난 10월부터 기온이 내려가면서 급증하기 시작한 하루 코로나 환자수는 11월 중순을 지나면서 4,000명을 돌파하여 5,000명대로 향하고 있다. 유럽의 수 만 명 상황에 비하면 무난하고, 더군다나 8,500만 명에 달하는 터키 인구에 비하면 비교적 적은 숫자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할 수도 있겠지만, 여기에는 통계의 함정이 하나 있다.
7월 말 경, 터키 보건부는 코로나 관련 통계를 발표하면서, 기존에 사용하던 ‘vaka’라는 단어 대신 ‘hasta’라는 단어를 쓰기 시작하였다. 그러면서 보건부 장관은 “모든 vaka가 hasta는 아니다”라고 설명하였다.터키어에서 vaka는 사건을, hasta는 환자를 의미한다. 보건부 장관의 발표는 코로나 검사를 통해서 양성으로 판정되었다 하더라도 증세가 없으면 환자로 분류하지 않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러므로 7월 말 이후로 터키 보건부에서 발표하는 숫자는 ‘확진자의 수’가 아니라 ‘환자의 수’이다. 물론 유감염 무증상자를 비감염자로 여기겠다는 것은 아니고 환자만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확진자도 모두 집에서 2주를 격리하도록 조치를 하고 있기 때문에, 길에 확진 판정을 받은 이들이 돌아다닐 가능성은 적지만, 터키의 코로나 관련 통계만 보고 코로나 상황이 괜찮다고 판단해서는 안된다.
그렇다면 터키의 코로나 확진자수는 정확하게 얼마나 되는 것일까? 일부 야당 정치인은 발표된 환자수의 20배라고 하고 소수의 의사는 10배라고 하기도 하였지만, 터키 보건부에서 정확하게 밝히기 전까지는 모든 것이 추측에 불과하다. 그런데 지난 11월 20일, 터키의사협회(TTB)는 자체적으로 조사한 결과를 발표하였다. 기준일자는 알 수 없으나 터키의 하루 확진자는 47,629명이며, 그 중 12,631명은 이스탄불에서 나왔다고 밝힌 것이다. 이 발표가 맞다면 터키의 실제 확진자수는 발표되는 환자수의 10배 혹은 그보다 약간 많은 숫자라고 추정할 수 있다. 물론 이것은 정부 기관의 공식발표가 아니기 때문에 추정에 불과하다.
최근, 터키 정부는 급증하는 코로나 확진자와 환자 그리고 그 중에서도 의료시스템의 마비를 일으킬 수 있는 중환자 숫자의 큰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다시 한번 부분적 락다운을 시작하였다. 10월 20일 오후 8시부터, 식당, 카페 등의 식음료점의 영업시간과 영업방법을 제한하고 시간대와 연령에 따라 부분적으로 통행을 금지하며, 모든 교육기관은 수업을 온라인으로 전환하였다. 또한 주요 거리에서의 흡연을 금지하고, 모든 실내외에서의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였다. (세부적인 시행 방법)
마스크 착용, 흡연 금지 등의 조치를 제외하고, 외국인 여행자에게는 주말 야간 통행금지 조치가 예외로 인정된다. 주말 저녁에도 이동할 수 있고 원하면 관광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식당과 카페에서 현장 식사가 금지되고 오로지 배달, 포장 판매만 가능해짐에 따라 현지의 분위기를 느끼며 다양한 음식과 분위기를 즐기고자 하는 여행객에게는 실망스러운 상황일 수 있다. 그러나 코로나의 전파와 감염 위험이 식사할 때 가장 높은 점을 고려할 때, 어떤 면에서는 다행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의료혜택을 보기 어려운 여행지에서 코로나에 감염되는 위험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짐작했겠지만, 터키에만 해당되는 안전한 여행 방법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마스크 착용, 손씻기, 사회적 거리 두기 등 기본적인 개인 방역을 여행 기간 내내 힘써야 한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터키의 코로나 확진자수가 유럽 최고 수준일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확진자와 그 주변의 감염 가능성을 철저하고 꼼꼼하게 추적하여 검사하고 격리하는 한국과 달리, 터키는 확진자 당사자 외에, 주변인에 대해서는 검사를 권고할 뿐 별다른 강제적인 조치가 없기 때문에 길거리에 생각보다 훨씬 많은 감염자가 다닐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고 군중이 밀집한 환경은 가능한 철저하게 피해야 한다.
사실 가능하다면 코로나 상황이 안정될 때까지 여행을 미루는 것이 최선이다. 하지만 터키 방문객 중에는 자의로 온 이들만 있는 것은 아니다. 만일 불가피하게 방문하게 되었다면 개인 방역에 더욱 힘쓰고 인구 밀집 지역을 피하며 기본적인 코로나 안전수칙을 더욱 철처하게 지키가며 안전한 여행이 되도록 노력하는 방법 밖에 없다.
에페수스는 사도 요한이 예수 그리스도의 어머니인 마리아를 모시고 지낸 곳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현재 셀축에는 성모 마리아와 관련된 방문지가 두 곳이 있는데, 에페수스 고대 도시 안에 위치한 성모마리아 교회가 그 중 한 곳입니다.
터키 서부의 대표적인 유적지 중의 한 곳인 에페수스를 1분에 담았습니다. 에페수스의 분위기를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고대도시 에페수스의 현재 지명은 셀축이다.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에페수스는 셀축의 과거 이름이 아니다. 지리적으로는 같은 곳이지만, 역사의 연속성이 없고, 공유하고 있는 부분도 사실상 거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에페수스는 에페수스고, 셀축은 셀축이다. 에페수스와 셀축은 지리적인 부분을 제외하고는 많은 것에서 다르다. 시대가 다르고, 도시를 구성했던 인종과 종교가 다르고, 건축 양식과 생활 양식에도 연속성이 거의 없다. 왜냐하면 고대도시인 에페수스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점차 발전하고 변화하여 셀축이 된 것이 아니라, 에페수스는 어느 시기에 이주민들이 떠나고 지진으로 폐허가 되어 잊혀졌고, 수 백 년 후에 땅의 주인이 바뀌면서 새로운 도시가 새워졌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새로운 땅의 지배자들은 에페수스가 자랑하던 수많은 우상들을 철저히 배격하는 무슬림들이었다.
그 에페수스를 7년 만에 다녀왔다. 그 사이에도 여러 번 다녀왔지만, 자료 수집을 위해 간 것은 7년 만에 처음이다. 그러나 코로나 환자가 매일 1,500-1,700명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대중교통을 타고, 숙박을 해야 하는 여행을 떠나는 것은 부담스러운 일었다. 위험부담을 그나마 최소한으로 하기 위해 비행기나 장거리 버스 대신 자가용 차량을 이용하여 다녀오기로 하였다. 단점은 운전만 왕복 12시간 정도를 해야 한다는 것…
에페수스 관람은 보통 1-2시간이면 마칠 수 있지만, 자료수집은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 로쿰소프트에서 제작하는 어플의 자료는 모두 직접 준비를 한다. 음성대본과 읽기자료 그리고 자료사진 모두 만들고 가공해야 하기 때문에 많은 비용과 시간이 소요된다. 이미 제작, 출시되어 있는 아야소피아, 블루모스크, 히포드롬도 사진 촬영에만 반나절이 소요되었다.
7년 전, 사전준비를 위해 방문 때에는 자료 사진 촬영을 위해서 에페수스 고대도시 안에서만 5시간을 머무르며 작업을 하였다. 심지어 지금은 한여름이다. 일기예보 어플은 낮 기온이 38도를 넘길 것이라고 말해주고 있었다. 방문해본 사람은 알겠지만, 에페수스 고대 도시는 바닥은 대리석이고 그늘이 거의 없는 곳이다. 여름에는 극도의 뜨거움, 겨울에는 살을 에이는 추위와 싸워야 한다. 때문에 시간을 맞추는 것이 가능하기만 하다면 여름, 겨울보다는 봄, 가을에 방문하기를 추천한다.
아니나 다를까, 뜨거운 햇볕과 구름 한 점 없는 하늘 아래에서 힘든 건 누구나 마찬가지인지, 현지 가이드는 최소 5분은 설명해야 할 유적 앞에서 “여기는 OOO라는 곳이고…”로 시작하여 단 10초만에 설명을 마치는 꼼수를 발휘하였다. 물론 코로나 시국에 큰 돈과 시간 그리고 위험을 감수하여 이곳을 처음 방문하였을 관광객들은 가이드의 극도로 성의없는 설명을 눈치채지 못하고 다음 코스로 이동하였다. 수차례 여러 가이드와 유적지를 방문하여본 나는 가이드가 관광의 질을 결정한다는 것을 안다. 좋은 가이드를 만나면, 단 한번의 방문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좋은 추억과 유익을 가져다주지만, 그렇지 못하면 무엇을 보아야 할 지도 모른채 그곳을 떠나고 몇 년이 지난 후에야 무엇을 놓쳤는지 알게 되기도 한다.
이것이 우리 로쿰소프트가 오랜 시간과 비용을 들여 정성을 다해 오디오 가이드를 제작하는 이유이다. 비용만 생각한다면 오디오 가이드앱 제작을 그만 두어야 하지만, 이 앱이 누군가에게는 여행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코로나 시국에 가게 된 이번 방문에서만 1,200여장의 사진과 40페이지가 넘는 자료를 준비하였다. 프로그래머는 수 백, 수 천 줄의 코딩을 하며, 몇 달을 모니터 앞에서 보내게 된다. 아무쪼록 이 노력의 결과물이 많은 여행자들에게 유익과 추억을 가져다주기를 기대한다. 이 시국에도 어디선가는